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공룡의 시대, 중생대: 지구의 대변혁과 생명의 번성

by nanana129 2025. 7. 2.

우리가 흔히 '공룡 시대'라고 부르는 중생대는 약 2억 5천 2백만 년 전부터 6천 6백만 년 전까지 이어졌던 시기입니다. 이 기간 동안 지구는 그야말로 극적인 변화를 겪었고, 생명은 폭발적으로 번성했습니다. 지구의 대륙은 지금 우리가 아는 모습으로 서서히 갈라지기 시작했고, 기후는 전반적으로 온난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거대한 파충류인 공룡들이 지구의 육상 생태계를 완전히 지배했죠. 중생대는 크게 트라이아스기, 쥐라기, 백악기 세 시기로 나뉩니다.

판게아의 분열과 대륙 이동의 시작

중생대가 시작될 무렵, 지구의 모든 육지는 '모든 땅'이라는 의미를 지닌 거대한 초대륙 판게아로 뭉쳐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생대에 접어들면서 판게아는 서서히 분열하기 시작했고, 이는 지구의 지형과 기후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트라이아스기는 중생대의 시작을 알리는 시기입니다. 이때 판게아의 분열이 비로소 시작되었죠. 기후는 비교적 건조하고 따뜻했으며, 대륙 내부는 넓은 사막과 같은 환경이 특징적이었습니다.
쥐라기에 이르러서는 판게아가 북쪽의 로라시아(Laurasia)와 남쪽의 곤드와나(Gondwana)로 크게 나뉘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프리카와 북아메리카가 갈라지며 대서양의 초기 형태가 나타났고, 인도가 북상하며 인도양이 확장되기 시작했습니다. 대륙이 갈라지면서 해안선이 길어지고 습한 지역이 늘어나 육상 식물이 번성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백악기에는 대륙 분열이 더욱 가속화되어 현재와 유사한 대륙의 모습이 점차 갖춰지기 시작했습니다. 로라시아는 유라시아와 북아메리카로, 곤드와나는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남극, 그리고 인도 아대륙으로 나뉘었습니다. 이러한 대륙 이동은 전 지구적인 해수면 상승을 초래하여 많은 대륙 내부가 얕은 바다로 덮이는 '내륙해'를 형성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대륙 이동은 단순한 지형 변화를 넘어 지구의 해류와 기후 패턴을 변화시켰고, 이로 인해 새로운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는 지리적 다양성을 제공했습니다.

공룡의 전성기, 그리고 다양한 생명체의 번성

중생대는 누가 뭐래도 공룡의 시대였습니다. 약 1억 6천만 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공룡은 지구의 육상 생태계를 완벽하게 지배하며 놀랍도록 다양한 형태로 진화했습니다.
트라이아스기에는 대멸종 이후 생물들이 회복되면서 새로운 종들이 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최초의 공룡과 악어, 거북, 도마뱀 등이 이때 나타났고, 바다에서는 어룡(Ichthyosaur)이나 노토사우루스(Nothosaur) 같은 해양 파충류가 번성했습니다. 포유류의 조상들도 이 시기에 나타났지만, 당시에는 공룡의 그림자에 가려 아직은 작고 미미한 존재였습니다.
쥐라기는 거대한 공룡들이 지구를 누비던 시기입니다. 긴 목을 가진 용각류(Sauropod)인 브라키오사우루스나 디플로도쿠스 같은 초식 공룡들이 광활한 양치식물 초원을 가득 채웠고, 알로사우루스 같은 강력한 육식 공룡들이 이들을 뒤쫓았습니다. 하늘에는 최초의 척추동물인 익룡(Pterosaur)이 날아다녔으며, 바다에서는 거대한 수장룡(Plesiosaur)과 모사사우루스(Mosasaur) 등이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었습니다. 또한, 최초의 새들이 이 시기에 출현하여 하늘을 나는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백악기에는 공룡의 다양성이 절정에 달했습니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트리케라톱스 등 우리가 친숙하게 아는 많은 공룡들이 바로 이때 살았습니다. 특히 백악기에는 꽃 피는 식물(속씨식물)이 등장하면서 식물 생태계에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났고, 이는 곤충의 다양성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벌, 나비, 개미 등 현대 곤충의 많은 조상들이 이때 번성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다에서는 암모나이트, 벨렘나이트 같은 두족류와 다양한 어류가 번성했습니다.

온난한 기후와 그 변화

중생대 전체의 기후는 전반적으로 온난한 특징을 보였습니다. 현재처럼 극지방에 만년설이나 빙하가 존재하지 않았고, 적도와 극지방의 기온 차이도 오늘날보다 훨씬 작았습니다.
초기에는 따뜻하고 건조한 기후가 지배적이었지만, 대륙이 분열하면서 해안선이 길어지고 습한 지역이 늘어나면서 중기에는 덥고 습한 날씨로 바뀌었습니다.
백악기 중기인 약 1억 년 전에는 지구 역사상 가장 따뜻했던 시기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합니다. 극지방의 기온이 현재보다 훨씬 높아 빙하가 없었고, 이로 인해 해수면이 높게 유지되었습니다.
그러나 중생대 말기가 되면서 점차 날씨가 추워지는 경향을 보였고, 이는 백악기 말 대멸종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반도의 중생대 지질 유산

우리나라 한반도에서도 중생대 지질 활동의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경상남도에서 발견되는 수많은 공룡 발자국 화석들은 백악기 당시 한반도 남부 지역이 공룡의 주요 서식지였음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경상 누층군은 중생대에 형성된 대표적인 퇴적암 지층입니다.
또한, 한반도의 주요 산맥 형성에도 중생대 지각 변동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트라이아스기에는 송림 변동으로 한반도 북부에 요동 방향의 산맥이 형성되었고, 쥐라기에는 대보 조산 운동으로 중국 방향의 산맥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러한 지각 변동은 오늘날 한반도의 복잡한 지질 구조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중생대는 거대한 공룡들이 지구를 지배하고, 대륙이 분리되며 현재의 모습을 갖춰나가기 시작한 역동적인 시기였습니다. 이 시기의 지질학적, 생물학적 변화는 이후 신생대와 현대 생태계의 기반을 다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중생대의 이야기는 단순한 과거의 역사를 넘어, 지구와 생명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진화해왔는지를 보여주는 놀라운 기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